리마인더
게임을 하나 클리어할 시간에 영화는 7편 볼 수 있었습니다.
콘솔 게임이라면 영화와 같은 밀도로 7배 이상은 다양한 경험을 선사해야 한다는 얘기일까요?

누차 말씀드렸듯 영화 리뷰 같은 거, 애초에 쉽지도 않은데 7편이나 되니 부담도 되어서 그냥 보고난 느낌을 가볍게 기록해두는 정도만 해두려고 합니다.

이런 영화들을 봤습니다▼

달콤, 살벌한 연인
 주말 동안 장시간 릴레이로 영화를 볼 생각이었기 때문에 처음은 비교적 쉬운 영화를 골라봤습니다. 대강 소재도 알고 있었고 내용 전개도 어느 정도 수준이 아닐까 추측하고는 있었지만, 생각보다는 칭찬이 많은 영화라 한 번 봐야겠다고 싶기도 했구요.
 그런데 기대대로라고 해야할까, 영화 진행이 예상을 벗어나는 범위는 아니어서 조금 실망은 했습니다만 부록으로 수록된 삭제된 장면에 대한 감독의 커멘터리는 꽤 공부가 되었습니다. 회사에 최강희씨가 연기한 이민아씨와 말투나 행동이 비슷한 분이 있어서 꽤 감정이입하면서 보긴 했네요.

어비스
 이 영화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된 것은 대략 90년대 초반 컴퓨터 학습의 CG 관련 기사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정작 2007년이 되어서야 보게 되었습니다. 이 당시에도 굉장히 흥미를 갖고 있기도 했지만, DVD Prime의 리뷰[.]를 읽으면서 제임스 카메론 감독과 지금 회사에서 같이 일하는 디렉터와 닮은 점이 많다는 생각도 했던 터라 여러가지 의미에서 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정작 보는 건 꽤 늦어졌네요.
 가장 흥미로왔던 것은 어비스가 에일리언 2와 거의 완전히 똑같은 이야기 구조를 갖고 있다는 점입니다. 우주와 심해라는 유사한 공간, 작업용 로봇을 사용한 싸움, 미지의 생명체와의 만남, 군사력에 대한 반감, 강인한 의지를 가진 여성, 심지어 생체탐지기 같은 소품까지 같지만 두 영화가 주는 느낌은 마치 딥 임팩트와 아마게돈처럼 다릅니다. 어디서 이런 차이점이 생겨났을까요!

존 말코비치 되기
 굉장히 어려운 영화였습니다. 전혀 그런 지 모르고 봤는데, 이 영화 컬트였군요! 시종일관 정신분석학적 코드가 영화 내내 널려있어서 한 번 보고는 제대로 독해해낼 자신이 없다는 게 솔직한 심경입니다. 영화 자체의 기괴함과 유머러스함은 취향에 스트라이크인데, 이해할 수 없는 상징이 널려있다는 게 매우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군요. 언제든 꼭 다시 시간을 내서 봐야겠어요.

고스트쉽
 가볍게 호러를 보고 싶은 기분에 3000원에 파는 DVD를 집어들었습니다. 안타깝게도 호러 영화가 아니라 반전영화였군요. 호러 영화가 되려면 사람이 죽어나가는 것보다 인간 심리를 다루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그나마 사람이 죽는 방식도 클리셰의 변주라 너무나 따분했습니다.

다이하드
 다이하드 4.0도 본 김에 기념비적인 다이하드 1편을 봤습니다. 젊은 시절의 브루스 윌리스 아저씨도 반갑고, 오랫만에 봤지만 역시 악역의 카리스마가 대단합니다…라고 생각해보니 한스 이 분, 해리포터의 스네이프 교수님이시군요. 배역의 엄청난 간극에도 불구하고 캐릭터가 그다지 다르지 않아서 놀랍달까요.
 사건 자체는 이후의 다이하드 시리즈보다 스케일이 작고 볼 거리가 부족하지만 그 때문에 오히려 이후 시리즈보다 탄탄하고 개연성이 있다고 느껴지는군요. 헐리웃 시리즈 영화의 첫 편을 볼 때마다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감각이랄까요? 1편은 거칠고 속편보다 덜 다듬어져있지만, 속편의 매끄러운 연출들은 신선함이 떨어진 이야깃거리에 들이붓는 향신료 같다고 항상 생각합니다.

람보 : 퍼스트 블러드
 우리가 익히 알고 상상하고 있던 람보와 람보 1편은 다르다는 얘기도 들어왔었고, 전부터 봐야한다고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미루고 미루다 오늘 봤습니다.
 경찰이 왜 저렇게까지 람보를 몰아붙이는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건지는 알겠는데…라고 생각하면서 이야기의 진행이 굉장히 거칠고 서툴다고 봤는데, 마지막 존 람보와 트라우만 대령의 대화 장면이 닻처럼 영화 전체를 묵직하게 고정시켜버리는군요. 이 영화만 보면 어째서 이후에 실베스타 스탤론이 근육 바보 캐릭터로 자리잡았는지 이해가 안 될 정도예요. 헐리웃 시리즈 영화의 법칙은 람보에도 적용되는군요.

이레이저 헤드
 꽤 오래 전에 디렉터한테 호러 영화로 추천받은 것 같은데, 이 영화도 컬트군요! 그래도 영화가 1차적으로 상징하는 바는 노골적이라 존 말코비치 되기 보다는 훨씬 독해하기가 쉬웠습니다.
 헨리가 겪는 기괴한 상황은 아버지가 된다는 두려움을 형상화한 것일텐데, 문제는 왜 그렇게 아버지가 되는 것을 두려워했느냐군요. 그나마 산업화와 현대 사회에 대한 두려움?이 적절한 설명일 듯 하지만, 산업혁명 시대의 영국도 아니고 70년대의 미국에서 산업화가 그렇게 보편적인 두려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지가 않단 말이죠.
 화면 상으로는 전혀 그렇게 상상할 여지가 없는데도 왠지 모르게 저는 아메리칸 뷰티를 떠올렸는데, 라디에이터 안의 소녀와 아메리칸 뷰티의 안젤라가 이야기 구조상 유사한 위치에 있다는 느낌을 받았달까요? 물론 그 외에도 설명해야 할 것들이 많아서 한 번에 모두 독해하긴 어려울 것 같은데, 굉장히 힘든 85분이었기 때문에 두 번 보고 싶지는 않다는 게 솔직한 심경입니다. 어찌 될 지는 모르지만요.
by 매운맛나리 | 2007/08/12 23:38 | 웰빙 | 트랙백(1)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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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연예의 인연으로... at 2009/03/20 01:08

제목 : 브루스 윌리스, 22세 연하 모델과 이번주 결혼 소문
우리의 대머리 액션 아저씨 나이차이 너무나는분과 결혼 하다네요..ㅎㅎ 브루스 윌리스가 22세 연하 모델과 금주내 결혼식을 올릴 것이란 소문이 할리우드에서 파다하게 퍼지고 있다....more

Commented by 빈틈씨 at 2007/08/13 02:27
간만의 영화 포스팅이군요. 존 말코비치되기는 왜 그리 안 땡기든지.. 나머지 영화는 본 게 많네요 :) 반가워라.
어비스는 내용은 다 까먹어서 기억은 잘 안나지만 나름 충격을 꽤 많이 받았던 영화였어요.
다이하드는 너무 재밌게 봤고 ^^* 다시 보면 근데 재미 없을 것 같아서 못 건드리겠어요.
Commented by 플라피나 at 2007/08/13 09:20
게임 하나 만들 시간에 영화는 100편을 봤습니다.
- 훈훈한 감동 [...]

물론 실제로 저랬다는 건 아닙니다 ^^;
Commented by 매운맛나리 at 2007/08/13 12:56
빈틈씨  / 하하 워낙 제가 고전을 안 본 게 많아서 따라잡는 의미로 후릴렭 보고 있습니다.
       감상을 잊어버리지 않도록 포인트만 기록해두는 정도로 하려구요.
       다이하드 다시 보니 재밌긴 한데 한스한테 스네이프 선생님이 겹쳐서 왜 이리 웃기던지;;;

플라피나 / 하나 만들 시간이면 캐주얼이라고 해도 주당 40시간 해서 대충 2000편 정도는…. 크흑
       일 하시는 건 괜찮으신지요? ㅎㅎ
Commented by Jinn at 2007/08/13 20:56
최강희가 연기한 이민아씨와 비슷한 분은 누구신지 (..)
Commented by 매운맛나리 at 2007/08/13 22:27
맞춰보등가
Commented by qwerty at 2007/08/14 20:33
난가

Commented by 미친고양이 at 2007/08/16 15:42
아, 복귀하셨군요. 매운맛나리님 블로그가 너무 좋아서 언제 복귀하시나 내심 기대했었습니다. :)
Commented by 매운맛나리 at 2007/08/19 03:53
qwerty  / 그럴리가 ㄱ-
고양이님 / 헉 너무 좋다니 너무 감사합니다 (__)
       음식점 리뷰 글도 슬슬 써야 하는데
       조만간 한 두군데 미뤄둔 가게 중에서 써보겠습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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