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국제 금융에 대해서 얘기하면 흔히 거론되는 92년 파운드화 평가 절하[한겨레]나 한국의 외환 위기를 불러온 원인 중 하나로 간주되는 다이아몬드 펀드의 사례[한국증권연구원]등에서 항상 빠지지 않는 것은 고정 환율제나 단일 변동 환율제, 복수 통화 바스켓제, 시장 평균 환율제 등 환율 제도에 대한 언급이다. 때문에 이런 제도들에 대해서 알아보고 환율에 대한 개념을 가볍게 정리할 생각으로 골라봤다. 다시 책을 읽는 생활 패턴으로 돌아가야겠다 싶어서 후다닥 읽고 치울 생각도 있었지만.

책의 구성은 거의 중고등학교 교과서와 비슷하게 되어 있다. 줄간이나 말투 같은 것도 그렇지만, '알고 넘어갑시다' 류의 읽을 거리의 구성도 딱 교과서를 생각나게 만든다. 덕분에 그다지 깊이 있는 내용을 기대하긴 힘들지만, 시장 평균 환율 제도에서 실제 환율이 결정되는 방식이나, 우리 나라의 외환 보유 포트폴리오, 은행에서 환전할 때의 환율이 매매기준율에서 어떤 식으로 계산되는 지 등, 전반적으로 여러가지 다양한 언급을 통해서 환율에 대한 개념을 잡는 용도로는 꽤 유용할 듯 하다.

책을 읽으며 기대하지 않았던 수익은 정책 환율에 대한 설명 부분이다. IMF 설립과 금환본위의 1차 브레튼우즈 체제-금 태환 정지(닉슨 쇼크) 이후의 2차 브레튼우즈 체제-엔고 압박으로 버블 붕괴를 불러온 플라자 합의-역 플라자 합의에 대한 요약 부분인데, 이 부분의 용어는 지금 관심을 갖고 있는 플라자 합의와 위안화 절상 압력에 대한 참고 자료를 검색하기 위해서 도움이 될 것 같다. (일단 플라자 합의라는 단어 자체를 완전히 잊고 있었으니 말 다한 셈)

읽고나니 은근슬쩍 이곳 저곳에서 주워 모아 누더기 상태였던 개념 정리에도 상당히 도움이 된 편이라, 플라자 합의 당시에 달러당 엔화 환율이 250엔에서 80엔으로 두 배 이상 절상되었다는 것을 감안할 때, 작년 7월 중국의 위안화 절상폭은 달러당 8.11위안에서 8.09위안으로 2% 정도인 미미한 수준[주간한국]이었다든가, 위안화 절상이 예고되는 상황에서 강한 위안화를 바탕으로 원자재를 많이 소비할테니 원자재 값이 오를 것이라든가[매일경제], 중국 중산층의 구매력이 올라가 IT 제품의 수요가 늘 것이라든지[ZDNet]하는 얘기를 이전처럼 여러 번 생각하지 않고 이해할 수 있게 된 것도 기대하지 않았던 수익이다.

다른 사람에게도 도움이 될 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떻든 내 경우에는 전체적으로 정리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서 책의 밀도나 읽는 난이도에 비해서는 많은 것을 얻은 듯 싶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생각해보니 위안화 절상의 영향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면 뉴스 보도 수준에선 한계가 있는 듯도 싶다. 제대로 된 경제학 교재를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by 매운맛나리 | 2006/01/30 16:41 | 웰빙 : 책 | 트랙백 | 핑백(1)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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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율[매운맛나리]</a>  세계 경제의 그림자, 미국[매운맛나리]  그린스펀 경제학의 위험한 유산[매운맛나리]  투기 자본의 천국, 대한민국[매운맛나리]  야성적 충동[매운맛나리]  이 책 은 나열한 이 모든 책을 통합하는 우월한 시야를 보여주는 책입니다. 미약하나마 기반 지식이 있어서 이해 할 수 있던 것일 수도 있겠다 싶지만, 그보다는 책이 다루는 주제가 매우 명확하게 우리 모두가 지금 당장 알고 싶어하는 것인 동시에 그 설명이 매우 명 ... more

Commented by 뭉실이 at 2006/01/31 00:22
환율, 외환 관련해서 가장 괴로웠고, 재미있게 수업들은 부분중에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이부분에 대해서 제대로 된 교재가 있었는가는 의문이더군요. (원서가 가장 설명이 잘되어있다는 말만 들었거든요.)
여튼..환율부분 끝나고, 외환 선물까지 같이 들어가서 시험문제나왔을때가 기억에 남네요. (가장 머리 굴려보았었다는..)
Commented by 매운맛나리 at 2006/01/31 13:25
외환 선물 같은 건 참 <천재들의 실패> 같은 거 읽을 때는 거의 이해를 못해서
힘들었는데 지금은 그래도 비교적 금방금방 이해가 가는 걸 보면 완전 삽질을 한 건
아니구나 싶어서 뿌듯할 때가 있습니다. 물론 학교에서 하듯이 손으로 계산해가면서
해 본 건 아니지만 말입니다. ㅎㅎ 근데 원서를 봐야 한다면 좀 다시 생각해봐야겠네요.
하여튼 말씀 감사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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